척척박사되고싶다

#1 일이 너무 많을 땐 뭐라도 써보자

척척석사라늬 2026. 9. 24.

블로그를 다시 들춰봅니다.

박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이행한지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바쁜 연구, 프로젝트, 학업으로 너무 유연해진 리듬 탓에 가족과 친구에게 미처 공유하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재밌었던 얘기를 풀어놓고 싶었나 봅니다. 실은 재미있는 얘기보다 화나고 답답한 얘기가 더 많은 것 같긴 합니다.ㅋㅋ그래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수정할 원고와 만들어야 할 PPT가 많지만 머릿속을 맴도는 자랑(?)하고 싶은 얘기를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1. 향일암(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향일암 대웅전 앞

향일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로 1

두 번째 방학 때 뭐라도 하고 싶고, 어디라도 나가고 싶어서 혼자 갔던 향일암입니다.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로또 성지에 가는 마음으로 갔다가 불견, 불이 시리즈 법구경을 보고 불경한 제 마음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사람이 싫다는 마음으로 갔던 저에게 선뜻 먼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셨던 부부를 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너무 더워서 땀 범벅이던 제 얼굴을 본인 손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엄마처럼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셨거든요. 가로, 세로, 뒤도 보고, 앞도 보라고 하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사진 말고 더 찍은 사진이 없어서 지금 첨부한 사진도 저를 AI로 삭제한 풍경 사진입니다.

 

눈 부시게 푸른 바다와 뜨거운 햇살, 시원한 바닷바람을 꺼내어 상상하면서 이번 학기도 건강하게 잘 보내고 싶습니다.

 

2. 외달도(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

외달도 해수풀장

외달도해수풀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시 외달도길 72

저는 이번 여름에 정말 하와이, 발리에 다녀온 사람처럼 구릿빛으로 타고 싶었는데요.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지난 겨울에 각종 R&D 과제 제안서 작업으로 집 밖을 나가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진짜 한 발자국도 나가질 못했거든요. 진.짜.

 

쨌든.. 그래서 방학이 끝나가기 직전에 갑자기 섬에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고 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노트북도 들고 가서 AI연구원들과 회의도 진행했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만5천 원 짜리 돗자리에 썬글라스를 끼고 누워서 낮잠 자다가, 원고 수정하다가, 물놀이 하다가, 치킨 먹다가, 회의자료 작성하는 하루가 해외 어딘가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를 지향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에 이제는 동의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좋더라구요.

 

3. 갑자기 혼자 네일샵

연구실 해외출장 중 자유시간에 간 네일샵

연구실에서 단체로 갔던 해외출장에서 생애 첫 번째 패디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요? 발 네일?)

 

정말.. 극강의 스케줄로 일일 수면시간이 5시간이 되지 않았던 현장답사였습니다. 다시는 해외여행 가자는 선배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비행기 타러 가기 직전까지 현장 실측하고 있어야 했지만, 애들 그만 잡으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저녁시간 포함 5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누더기가 되어버린 발이지만, 나름 도시 나간다고 샌들을 우겨신었더니 말이 너무 아프더라구요ㅜㅜ. 그래서 편히 앉아있을 곳을 찾다가 들어간 네일샵인데, 손과 발을 동시에 관리하는 데 한화 4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바로 결제했습니다.

 

4만원에 제 종아리 때까지 밀어줄 주는 몰랐지만, 약 1시간의 극락을 경험하고 코리안 인간 지우개로 후기 사진까지 박고 나왔습니다.

 

돌이켜보니 재미있는 순간들이 많았네요.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웃을 새가 없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몇 번을 피식거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웃으니까 또 일을 할 힘이 납니다. 또 파이팅입니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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